잊혀지기 기다리나…양용씨 부검결과도 안 나와
LA경찰국(LAPD) 경관 총격으로 피살된 양용(40)씨 사건이 발생한 지 2개월이 넘었지만, 경찰은 수사에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여론이 잠재워지길 기다리는 시간 끌기 작전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양씨의 부친 양민씨는 경찰 수사부터 검시국 부검 결과까지 하나도 공개된 것이 없다며 답답한 심경을 표했다. 양민씨는 본지에 “수사 기록과 관련해 공공정보 공개 요청을 했는데 45일 내 답변이 온 게 고작 ‘아직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며 “리포트 제출을 강제하기 위해 법원의 소환장(subpoena)을 보내려면 소장 접수가 우선되어야 한다. 즉 소송을 시작하게 되는 건데, 정부 기관을 상대로 소송하는 과정 또한 단순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LA카운티검시국은 부검 결과를 아직도 공개하지 않아 규정에 따라 우리 가족이 개인적으로 사설 기관에 의뢰한 부검 결과까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양민씨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하다. 경찰이 사과하고 잘못한 사람들이 처벌받는 것”이라며 “그것도 제대로 안 된다면 나라라고 할 수 없다. 내 인생 다 걸고 끝까지 싸울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LA카운티 검찰은 경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LA카운티 검찰청 산하 아태자문위원회(AAPIAB)가 주최한 정신건강 위기 대응 온라인 타운홀 미팅에서 에스더 임 AAPIAB 자문위원장은 양용 사건과 관련해 조사 일정에 대해 검찰에 질의했다. 그러면서 “한인 커뮤니티는 아무 소식도 듣지 못하고 있고 크게 좌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티파니 블랙넬 LA카운티 검사장 비서실장은 “검찰은 총격 사건에 대한 LAPD의 수사가 검찰에 넘겨지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라며 “이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주민 이상민씨는 "너무 더딘 경찰 수사에 분통이 터진다”며 “마치 이 사건이 대중들에게 잊히기를 바라는 것 같다. 커뮤니티가 나서 신속한 수사를 위해 더욱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양용씨 사건 관련, 정의 실현을 촉구하는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LA한인타운정신건강국(DMH) 건물 뒤편에서는 한인과 타인종 등 50여명이 모여 LAPD의 잔혹 행위를 규탄하고, 정신질환자 대응 방식의 개선을 촉구했다. ‘양용을 위한 사람들의 정의 위원회(이하 JYYPC)’가 주최한 이 날 집회는 유가족과 더불어 이경원리더십센터(K.W. Lee Leadership Center) 소속 대학생들부터 나이 지긋한 시니어 주민들까지 다세대가 참여했다. 이날 이들은 ▶정신건강서비스에서 법집행기관을 제외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경찰 대응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에 자금을 완전히 지원 ▶양씨의 죽음에 책임 소지가 있는 경찰들을 조사, 해고 및 기소 ▶LAPD의 지속적인 군사화를 중단 ▶정신건강국은 커뮤니티 기반 정신건강 관리 및 대응에 자금을 지원 및 시행 등 5가지를 요구했다. 연설에 나선 비영리단체 대표인 수잔 박씨는 “그동안 LAPD가 살상 무기로 간주한 것에는 탐폰과 플라스틱 포크, 물병, 안경과 립스틱 등이 있었다”며 “법집행기관들은 마치 군인과 같이 훈련을 받았고, 대중을 적과 같이 여기고 있다. 우리는 미국 법집행기관들의 군대화를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느림보 양용 경찰 수사 la카운티 검찰청 양용 사건